하반기 안정된다더니… 3분기 물가 2.6%↑ 9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1-10-07 04:02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6일 밝혔다. 원유 가격 급등으로 빵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상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사진은 6일 서울 한 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 모습. 연합뉴스

2%대 물가 상승세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은 9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4분기에도 물가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했던 정부의 예상이 무색하게 됐다.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통해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6일 밝혔다. 연중 최고치(2.6%)를 찍은 7, 8월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4월(2.3%) 이후 2%대 상승률이 지속하고 있다. 2009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11개월 연속 2% 이상 상승세를 이어간 이후 최장 기록이다. 특히 분기별로는 3분기에 물가가 2.6% 올라 2012년 1분기(3.0%)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오르며 전월(1.8%)보다 오름폭을 확대했다. 근원물가 역시 7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인다.

품목별로는 휘발유(21.0%)와 경유(23.8%) 등 석유류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22.0%나 뛰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빵(5.9%), 라면(9.8%) 등 가공식품도 2.5% 뛰었다. 석유류 제품이 포함된 공업제품 물가는 3.4% 상승했는데, 2012년 5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서비스물가도 1.9% 상승했다. 공동주택 관리비(4.6%), 보험 서비스료(9.6%) 등이 오르며 개인 서비스가 2.7% 상승했다. 외식물가도 3.1% 올랐다. 집세는 1.7% 상승했는데 월세는 0.9%, 전세는 2.4% 각각 뛰었다.

상반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던 농축수산물은 3.7% 오름세를 보이며 다소 둔화됐다. 신선식품지수는 2.5% 감소하며 2019년 12월(-2.2%) 이후 22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물가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달걀(43.4%)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상추(35.3%), 마늘(16.4%), 돼지고기(16.4%), 쌀(10.2%) 등도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였다.

사실상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였던 1.8% 달성이 물 건너간 가운데 물가는 4분기에도 지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분기에는 소비심리 반등으로 개인 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요인도 살아 있다”며 “지난해 10월까지 지속하던 통신비 지원효과가 소멸한 데다 전기요금이 오르는 공공서비스 요금 추세도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