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로 1200억원대 배당을 가져간 천화동인1호에 ‘제3의 주인’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몫이 7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500억원의 진짜 주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당초 김만배씨 소유로 알려진 천화동인1호의 배당 수익은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드러난 이익 배분 과정을 감안할 때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한 다른 관련자들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
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치권 등에선 유 전 본부장 외에 1200억원대 배당을 받은 천화동인1호의 또 다른 주인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일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업무를 총괄하던 2015년 3월쯤 김씨에게 개발이익의 25%(700억원)를 받는 대가로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 몫은 천화동인1호 배당이익의 일부에서 약정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는 유 전 본부장이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도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차명으로 천화동인1호를 소유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1호는 화천대유 사내이사인 이한성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나 김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선거대책본부장과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화영 킨텍스 사장의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김씨가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개발 사업 이익 배분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외에 ‘제3의 주인’ 몫을 배당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얼마를 준다고 하느냐” 등 돈과 관련한 다툼 및 이익 배분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천화동인1호 수익도 여럿이 나눴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기되는 의혹처럼 천화동인1호 배당 수익 1208억원 중 700억원이 유 전 본부장 몫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500억여원이 빈다.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나머지 500억원의 주인이 복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 측은 “700억원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며 화천대유 측에 개발 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와전됐다”는 입장이다.
천화동인1호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보유했고, 최근 3년간 화천대유 관계사 중 가장 많은 배당금(1208억원)을 받았다. 이에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 규명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밝히는 데 핵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도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를 가리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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