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내 한 던킨 매장은 평소보다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는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매출이 줄어든 건 맞다. (위생불량 논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어떤 점이 어려운 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던킨도너츠 공장 위생 문제가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9일 던킨 안양공장의 위생불량 영상이 외부에 공개되면서다. 이에 대해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제보 영상이 조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의뢰했고, 제보자 측은 추가 폭로 영상을 공개했다. 공방전이 펼쳐진 사이에서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날 취재 중 만난 또 다른 가맹점주는 “자꾸 언급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힘든 일”이라며 “빨리 진실 여부가 갈려서 마음 편하게 장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던킨 공장의 위생불량 논란은 제품을 대부분 납품 받아 판매하는 가맹점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던킨은 가맹 비중이 80%가 넘는다. 업계 안팎에서는 매장에 따라 많게는 50% 이상 매출 감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아직 피해 규모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는 자영업연대는 보상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가맹점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비알코리아 측에 의견을 전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만약 가맹점주가 운영하던 매장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했다면 가맹계약 해지는 물론이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본사는 그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알코리아는 상생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비알코리아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님들의 고통에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상생 지원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원책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진실 공방전’이 마무리 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알코리아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안양공장 위생 불량에 대한 문제제기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본다”며 “진위 여부가 갈리면 가맹점주 피해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 복합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던킨 안양공장 내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환풍기 주변이 까맣게 변한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었다. 제보자는 “안양공장이 2016년에 지어지고 난 뒤에 한 번도 환풍기를 청소하지 않았다”며 “환풍기 주변에 쌓인 까만 분진이 그대로 환풍기 아래에 있는 도넛 제품에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공장 천장 환풍기 청소는 직원들이 하지 않는다. 설비를 멈추고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할 수는 없고 주기적으로 외부 업체에서 하고 있다”며 “영상을 찍을 때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2016년 이후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