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 하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6000만원 선을 회복하며 역주행했다. 미국에서 조만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암호화폐(가상화폐)의 투자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3시 현재 개당 5996만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에는 최고 605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7일(6111만원) 이후 28일 만이다.
최근 미 연방정부 부도 우려, 중국 헝다 및 전력난 사태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유사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시세가 올라간 것은 눈길을 끈다. 폭등한 배경에는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콘퍼런스에서 “이 투자상품들(ETF)은 상당한 투자자 보호 조건을 충족한다”며 “ETF 승인과 관련한 직원들의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속 조치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중국처럼 극단적인 방식을 동원해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다면 암호화폐도 주식시장에서 정식으로 거래,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주일 새 20% 가까이 급등한 비트코인과 달리 상당수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은 주춤하거나 되레 가격이 하락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에는 전망이 불투명함에도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이 부지기수”라며 “이런 종목들은 시장 추세와 관계없이 시세가 하락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올 상반기처럼 예고 없이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