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위험군을 비롯해 요양병원,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내 첫 추가접종(부스터샷) 사전 예약이 5일 시작되지만 부작용이나 효과에 대한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접종 대상으로 분류된 이들 사이에선 추가 접종에 대한 누적 사례가 적어 예방 효과 등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2차 접종을 한 지 6개월이 지난 고위험군에 대해 오는 25일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놓자 30대 간호사 김모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는 4일 “안전한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접종을 완료한 후 추가 접종 방침이 나올 때마다 또 맞는 게 효과적인지 솔직히 알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1차 접종 당시 우선 접종자로 분류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부작용 우려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2차까지 접종을 완료했지만, 부스터샷은 부작용을 감내하면서 맞아야 할 만큼 효과가 큰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추가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외 연구 결과나 전문가 의견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18∼64세 부스터샷 접종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료들의 불안도 커졌다고 한다. 앞서 ACIP 위원들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FDA와 달리 개인·직업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18∼64세의 추가접종 권고 결정을 거부했다.
방역당국이 ‘화이자 부스터샷 예방 효과가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11.3배 높다’며 제시한 이스라엘 연구 결과가 “관측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75세 이상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우려가 크다. 고령인 상황에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2차 접종까지 마쳤는데, 다시 추가 접종을 하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AZ 2차 접종을 마친 최모(75)씨는 “1·2차 백신 모두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잘 넘겨 ‘부스터샷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동시에 불안한 마음도 든다”며 “우선 자식들한테 ‘예약을 대신 해달라’고 했지만 실제 맞을지는 그날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추가 접종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고령인 시아버지가 ‘대통령도 추가 접종을 한다고 하니 믿고 접종하겠다’고 하신다”며 “효과가 있으니 추가 접종을 권하는 것일 테지만 불안을 잠재울 근거들을 충분히 제시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약자나 취약계층은 돌파감염이 우려가 높아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며 “다만 설득만 해선 안되고, 과학적 근거들을 이해할 수 있게 제시하고 설명해야 신뢰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박민지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