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1호가 60억원이 넘는 판교 소재 최고급 타운하우스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타운하우스 매입 목적과 구매자금 출처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전모를 밝힐 근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천화동인 1호는 2019년 10월 23일 분당구 운중동 소재 ‘판교산운아펠바움’ 타운하우스를 개인으로부터 매입했다. 62억원에 매입한 이 타운하우스의 소유권은 지난해 1월 31일 천화동인 1호로 이전된 뒤 현재까지 그대로다.
주택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은 433㎡(131평)로, 주차공간으로 사용하는 지하층을 빼도 면적은 286㎡(86평)에 이른다.
이 타운하우스는 국내 최고급 주택단지 중 한 곳으로, 유럽산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특급 경비 시스템을 갖췄다. 분양 당시부터 ‘판교의 베벌리힐스’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주택이다.
해당 주택은 등기부등본상 매입 이후 계속 천화동인 1호가 보유 중인 것으로 돼 있다. 천화동인 1호가 이 고급 주택을 무슨 용도로 매입했는지,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 중 1호의 서류상 대표는 이화영 전 국회의원(현 킨텍스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이한성씨다.
하지만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알려진 점, 최근 3년간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배당금 3463억원 중 1호가 가장 많은 1208억원을 배당받은 점 등을 들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실소유주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천화동인의 실소유주는 따로 있는데, 1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 전 기획본부장이 이 타운하우스의 실소유주일 개연성이 다분한 셈이다.
보안경비가 삼엄한 단지 특성을 고려하면 거주 목적이 아닌 공동으로 사용하는 특수목적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수사에 나선 검·경은 이 타운하우스와 관련한 의문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수사의 초점은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중 일부가 매입대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다. 매매계약이 이뤄진 시점이 대장동 사업의 수익이 천화동인 등에게 배당되기 시작한 이후이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번 주중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를 불러 이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도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이미 구속된 유 전 기획본부장인지, 이 주택을 둘러싼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의 비밀약정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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