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지난 7월 이후 가장 급격히 확산하는 모양새다. 주말을 맞아 검사량이 줄었는데도 일일 확진자는 2000명을 넘겼다. 아직 추석 민족 대이동의 여파도 다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까지 닥쳐 우려를 더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86명이라고 밝혔다. 일요일 발표 기준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검사 건수가 10만3897건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잠재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규 확진자 네 명 중 한 명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국내 발생 사례의 74.3%인 1529명이 서울·경기도·인천에 몰렸다. 서울 도봉구의 한 요양병원에선 지난 1일 이후 이날까지 35명이 확진을 받았다. 송파구 가락시장 관련 누적 확진자는 809명까지 늘었고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관련 확진자도 100명에 육박했다.
군 집단감염도 새로 보고됐다.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에서 46명이 무더기 확진을 받았고 이들 중 73.9%인 34명이 돌파감염자로 확인됐다. 대부분 화이자 접종자로 세 명만 1차를 아스트라제네카, 2차를 화이자로 교차 접종했다. 나머지 12명은 불완전접종자로 이들 중 7명은 2회차 접종까지 마쳤으나 아직 2주가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정부는 당초 돌파감염자가 41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이를 36명, 34명으로 거듭 정정했다. 방역 당국은 바이러스에 지속 노출될 수밖에 없는 집단생활이 감염 확산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정했다.
미접종자, 임산부·청소년 등을 남겨둔 상황에서 일반 성인 대상 1차 접종 일정은 전날 마무리됐다. 전체 인구의 77.3%, 18세 이상의 89.9%가 1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 완료율도 52.5%까지 올랐다. 정부는 예방접종 효과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8월 넷째 주 301명에서 9월 다섯째 주 160명으로 47% 감소했다”며 “누적 치명률도 0.92%에서 0.79%로 꾸준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지난달 27일 319명까지 줄었던 위중증 환자는 이후 다시 조금씩 늘어 이날 기준 346명으로 집계됐다. 감염 이후 증상 발현·중증화에 걸리는 시차를 고려할 때 추석을 전후한 확진자 급증 여파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눈에 띄게 가파른 확산세 가운데 맞는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도 복병으로 꼽힌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주간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1.2로 나타나 지난 7월 셋째 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직전 주 대비 22%나 늘었다. 전 2차장은 “추석 이동량 증가에서 비롯된 감염 확산세가 지속될 수 있고 이달 두 차례 연휴 기간 이동 확대에 따른 추가 확산 우려도 크다”며 “단기간에 유행을 억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