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稱義)와 교회론을 강조했던 독일의 에버하르트 융엘(사진) 전 튀빙겐대 교수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86세로 별세했다. 1969년부터 튀빙겐대(조직신학, 종교철학) 교수, 튀빙겐대 해석학연구소 소장직을 겸직하다 99년 정년 퇴임했다. 독일개신교협의회(EKD)에 30여년간 몸담으며 활동했으며, 칼 바르트의 신학을 가장 잘 계승한 학자로도 평가를 받는다.
융엘 교수는 조밀한 신학적 논증을 펼쳐 하나님의 자기 계시, 삼위일체, 칭의 교리 등을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살아계신 하나님의 죽음을 드러낸 사건이라 규정하고, 이를 통해 하나님이 살아계신 존재이며 동시에 죽음이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믿음으로만 의롭게 된다는 칭의 교리를 기독교 신앙의 핵심으로 봤다. 이는 그가 독일 루터교회와 로마 가톨릭교회 간 에큐메니컬 협정에 반대한 이유이기도 했다. 융엘 교수는 독일 교회들에게 협정 문서를 거부하거나, 적어도 칭의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