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8월 11일,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성도들을 위해 펴내는 ‘광림뉴스레터’에는 이색적인 광고가 실렸다. 광고 제목은 ‘지체 장애인을 위한 사랑반 교사 및 학생 모집’이었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교회 교육국에서는 지체 부자유 장애인들의 예배와 신앙 교육을 강화하고자 사랑반을 신설하고 교사와 학생을 적극 모집하고 있다. 성도들은 주위의 교우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상자들을 파악해 교육 1국 사무실로 연락하기 바란다. 하나님의 선한 사업에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
그리고 약 1개월 뒤인 9월 8일, 장애가 있는 학생과 비장애인 교사 등 총 7명이 교회의 작은 방에 모여 예배 드렸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광림교회 사랑부의 시작이 된 예배였다. 첫 예배를 시작으로 사랑부에는 장애인 성도와 사랑부 교사로 참여하려는 교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체장애나 발달장애 등으로 고통받던 이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거처가 된 것이다.
3일 광림교회에 따르면 현재 사랑부 출석인원은 장애인 성도가 100명, 교사는 90명에 달한다.
사랑부에서는 1년 내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지는데, 성도와 교사들에게 가장 각별하게 여겨지는 행사는 여름 수련회다.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해서, 혹은 장애 탓에 사고를 당할까 걱정돼 수영장에 가지 못하던 아이들이 수련회에서는 마음껏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곤 했다.
사랑부는 성도들의 달란트를 키워 세상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음악에 재능이 있는 성도는 성가대나 중창단에서 활동했다. 미술에 관심이 있으면 다양한 미술 활동에 참여한 뒤 전시회를 열었다. 사랑부 학생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든 달력은 광림교회가 전도에 나설 때 활용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사랑부 학생과 교사 30명이 베트남으로 선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사랑부 위원장인 우형진 권사는 “사랑부는 장애가 있는 성도들이 가진 달란트를 통해 이웃을 섬기는 일에도 적극 참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0년이 그랬듯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사랑부의 여정에 동행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사랑부 활동은 과거보다는 많이 위축된 상태다. 대규모 대면 예배가 힘들어지면서 적지 않은 인원은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20년 넘게 사랑부 교사로 사역하는 한혜선 집사는 “사랑부에는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이 많은 편”이라며 “사랑부가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하기 힘들어 안타까워하는 성도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부는 앞으로도 하나님의 비전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