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먼저 구하라

입력 2021-10-04 03:08

어느 시골학교 초등학생이 쓴 시를 소개합니다. 제목 ‘개팔자 상팔자.’ “개팔자 상팔자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가만히 있어도 때가 되면 밥을 주고/똥 싸면 똥도 치워주고/산책도 시켜 주고/자기 마음대로 낮잠도 자고/무엇보다 숙제를 안 해도 된다/다음 생에는 좋은 주인 만나/개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처음 이 시를 읽고 그 어린아이의 재치와 해학에 감탄하며 웃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읽고 나서는 알 수 없는 안쓰러움과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인생이 얼마나 힘들고 버겁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심하게 저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찬송가 515장 ‘눈을 들어 하늘 보라’의 가사입니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지러운 세상 중에/곳곳마다 상한 영의 탄식 소리 들려온다/빛을 잃은 많은 사람 길을 잃고 헤매이며/탕자처럼 기진하니 믿는 자여 어이할고.”

천진난만하게 뛰놀며 재미있게 살아야 할 어린아이가 개팔자를 부러워는 이 시대를 우리가 사는 겁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세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인류는 오히려 세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신적인 혼란, 극한 피로와 생존을 위한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수많은 영상매체와 온라인을 통해 파고드는 불필요하고 거짓된 정보의 홍수는 우리의 영적인 영역까지 침몰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당혹스럽고 고통스럽고, 두렵기까지 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 때마다 저의 암울했던 과거를 회상합니다. 그리고 그때 붙잡고 일어서게 해 주셨던 주님의 말씀을 다시 꺼내 듭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주님은 이 말씀을 통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먼저 할 것이 있다. 그러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것을 하나님이 더 하신다”고 알려주십니다.

아무리 답답하고 힘든 중에 있다고 해도 하나님 말씀에서 답을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희망을 붙잡을 수 있고 하나님의 능력과 그 말씀의 신실함과 우리를 향한 놀라운 사랑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삶의 우선순위와 영적인 원리를 발견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삶이 전쟁이 되고 고통이 되는 데는 많은 원인이 있을 겁니다. 말씀의 순서가 아니라 내 방식을 따라 거꾸로 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늘 본문은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라고 합니다. 바울도 말합니다. 자기를 기쁘게 하지 말고 먼저 이웃을 기쁘게 하라고요.(롬 15:1~2)

우리는 항상 자기중심적이어서 어떻게든 내가 오르고, 내가 갖고 내가 좌지우지 하려 합니다. 거기서 모든 문제와 다툼, 불행이 시작되는 걸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순서를 바꾸라’고 말합니다.

“먼저 하나님 뜻을 구하고 내 눈의 들보를 빼고, 남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면서 “그것이 곧 너를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곧 하나님 나라의 영적 원리이고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경험한 사람들의 비밀입니다.

용기를 내서 확실한 주님의 언약을 붙잡고, 그 말씀의 영적인 원리를 따라 도전해 하나님이 예비하신 풍성한 은혜(고전 2:9)를 누리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서형석 주마음전원교회 목사

◇서형석 목사는 아신대 목회학 석사(M.Div..)를 마치고, 아시아교회에서 음악목사로 사역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남양주시 주마음전원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