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대장동 키맨’들

입력 2021-09-30 04:05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이 29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된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벽면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관련 내용의 패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핵심 고리로 지목된 인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자들은 대외 접촉을 꺼리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사를 찾아 내부 서류를 확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정민용 변호사도 외부 접촉을 피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29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압수수색하면서 특히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가 근무했던 기획본부장실과 대장동 개발사업을 초기에 담당했던 개발사업본부 산하 개발사업 2처의 과거 기록을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사업 2처는 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을 지내다 지난 2월 퇴사한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25일 갑자기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다른 직원들이 입회한 가운데 2015년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 관련 채점표 등 내부 서류를 살펴봤다고 한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특혜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점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 관계자는 “정 변호사가 1시간 정도 서류를 살펴봤다고 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정 변호사가 내부 서류를 외부로 유출한 정황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김문기 개발사업처장도 정 변호사와 함께 서류를 살펴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처장은 2015년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이후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 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대장동 개발사업 전반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검찰은 정 변호사와 김 처장이 최근 확인한 과거 서류와 그 경위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와 김 처장은 모두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본부장과 가까운 사이다. 또 정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대표인 남욱 변호사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모두 연락이 닿지 않거나 외부 접촉을 피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