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병 관련 정보와 주의사항, 행동지침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 감염예방 디자인’을 개발했다. 감염병에 대한 정보 안내라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디자인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약속체계다.
디자인, 행동의학, 심리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확정된 서울 감염예방 디자인은 대표색, 픽토그램(그림문자), 디자인 매뉴얼로 구성된다. 감염병이 일상이 되는 뉴노멀 시대 서울시민이 함께 지키는 사회적 약속으로, 일상의 위기에 대처하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아 ‘안전한 서울을 위한 서로의 약속’이라는 슬로건도 도출했다. 기존 공공디자인이 시설물 자체의 안전성과 편리성, 심미성에 중점을 뒀다면 ‘서울 감염예방 디자인’은 감염예방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정보전달 안내체계 수립에 방점이 찍혔다.
우선 시민 누구나 감염예방을 연상할 수 있도록 눈에 확 띄는 그린옐로(Green Yellow·GY) 계열의 ‘서울 감염예방 대표색’을 지정했다. 자문에 참여한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의료계에서는 감염 질환을 상징하는 색이 없었으나 서울시의 ‘감염예방 대표색’ 지정으로 시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염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현 건국대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교수는 “GY계열의 색은 녹색(Green)이 갖는 안정성, 중용, 쉼의 느낌과 노란색(Yellow)이 갖는 주목성, 희망의 연상이 어우러진 색으로 경각심은 높이고 두려움은 방지하는 안도감을 준다”며 “코로나로 지쳐 있는 시민들에게 안전함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의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색”이라고 말했다.
서울 감염예방 픽토그램은 마스크 착용, QR체크, 기침예절, 손소독 등 감염예방 필수정보 15종으로 이뤄져 있다. 혼재돼 있는 각종 감염병 관련 이미지를 통합해 시민이 이해하기 쉬운 간결한 디자인으로 표준화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보편적인 사회적 약속으로 인식해 생활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방역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이번에 개발한 픽토그램의 세계표준화를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 공식 등록을 준비중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감염병과 관련한 픽토그램 기준과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국제표준으로 등록될 경우 서울의 디자인을 전 세계가 표준으로 사용하게 된다.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서울형 감염예방 디자인이 소개됐다.
시는 감염예방 대표색과 픽토그램을 적용해 손소독 구역, 언택트형 벤치 등 공공장소에 필수적으로 설치되는 공공시설물 디자인 5종과 감염예방 행동지침 포스트형 등 공공시각정보 디자인 6종을 개발했다. 출입구, 개찰구 등 각 지점별로 어떤 공공시설물과 공공시각정보를 설치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매뉴얼도 마련했다.
시청 1층 로비와 시청역에 서울 감염예방 디자인을 시범 적용했으며 향후 공공 공간에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공공·민간시설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디자인 매뉴얼을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29일 “서울 감염예방 디자인이 시민들에게 감염병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약속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