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냐, 이전이냐. 개원 111주년을 맞은 광주 전남대병원의 이전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재점화하고 있다.
호남 최대 거점병원인 전남대병원은 “새 병원 건립에 관한 지역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기 위한 ‘희망 메시지 릴레이 캠페인’을 온라인에서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SNS를 활용, ‘전남대병원 새 병원은 ( )병원이길 바란다’는 문구에 괄호안을 채워 다시 올리는 방식이다.
각계 주요 인사와 역대 전남대병원장·의대 교수진, 병원 직원·환자,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의견을 듣기 위해 캠페인을 마련했다. 향후 경과에 따라 참여 방식을 바꿔 진행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이 주어진다.
전남대병원 본원은 1910년 전남·광주 자혜의원으로 문을 열었다. 1925년 전남도립 광주의원을 거쳐 1952년 국립전남대 의과대 부속병원, 1988년 전남대병원으로 개칭됐다. 1982년 본원 건물 건립 이후 시설이 낡고 공간이 협소해져 2008년·2018년 이전을 전제로 한 설문조사까지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됐다. 현재 3만8200㎡ 부지에 13개 건물, 1085병상을 갖추고 있다.
올해 들어 새병원건립추진단을 구성한 전남대병원은 고심 끝에 병실 부족·주차난을 덜기 위한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늦어도 2024년에는 24만㎡의 면적에 1500여 병상 이상의 새 병원 건립공사에 착수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본원 전남대 간호대학 교수들이 ‘졸속 추진’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 그동안 ‘광주 잔류’에 방점을 두고 추진해온 병원건립추진단 측의 건립방안이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 부지 건물을 허물고 신축할지, 제3의 외곽 장소로 이전할지를 두고 치열하게 전개돼온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추가 병동 확보가 어려워 입원·외래환자와 방문객들의 불편이 극심하다”며 “지역 여론을 적극 수렴해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새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묘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