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류영모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총회장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복음을 통한 사역을 강조했다. 류 총회장의 첫 발언은 예장통합 총회 106회 주제이기도 하다. 기자회견에는 이순창 이월식 부총회장과 총회 임원, 김보현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 위임목사인 류 총회장은 장로회신학대와 동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리젠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예장통합 부총회장에 선출된 뒤 28일 열린 예장통합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에 추대됐다. 예장통합은 목사 부총회장이 총회장을 자동 승계한다.
이날 류 총회장은 복음으로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하는 변곡점이 106회기라고 말했다. 복음의 본질을 지키는 동시에 코로나19 시대의 변화상을 담을 수 있는 그릇(예배의 형태) 사이의 조화를 이뤄야 바른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세상으로부터 ‘교회는 과연 다르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사람마다 교회를 두려워하고 온 백성이 칭송하는 교회로 회복하라’(행2:43~47)는 주님의 부름 앞에 서서 교회다운 교회로 성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총회장 상근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총회장이 총회 본부에서 상근하는 내용의 규칙을 제정하면서 류 총회장이 원할 경우 당장 시행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류 총회장은 “상근할 계획이 전혀 없고 사실 당장 총회장이 상근하면 총회 본부 행정이 엉망진창이 돼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며 “이는 개혁교회의 정신에도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목회지 대물림’을 우회적으로 허락하는 안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헌법 시행규정 개정안 16조 1의 5항’에 대해 한 회기 더 연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이 조항은 담임목사가 은퇴한 뒤 5년이 지나면 직계비속 등에게 목회지를 대물림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류 총회장은 “목회지 대물림과 관련해 교단 내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며 “군중심리에 휩쓸려 찬반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한 회기 더 연구하며 지금의 열기를 가라앉히며 성숙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신중론을 폈다.
1500명 총대 중 가장 젊은 허요환(44) 안산제일교회 목사를 부회록서기에 선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총회가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장통합 총대 평균 연령이 63세인 데 반해 사회에서는 30대 당대표가 나오는 실정”이라며 “총회 총대로도 처음 파송받은 허 목사를 총회 임원으로 선임한 건 젊은이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