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하면서 받은 50억원 중 44억원이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이라는 해명이 나온 데 대해 “산재노동자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재해 전문 노무사들과 산재 사건을 경험한 노동계 인사들은 곽씨가 받은 44억원은 현실과 동떨어진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민안 한국공인노무사회 직역수호센터장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재위로금은 관련 판례로 정해진 암묵적 기준에 따라 지급되는데, 말이 안 되는 수치”라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산업재해 사망 시 위자료 지급 상한선은 통상 1억원 수준이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보상금은 피해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면 공단이 업무와 질병 사이 연관성을 심사한 뒤 지급된다. 위로금 역시 산재 판정이 나온 뒤에야 민사소송 등의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회사와 싸워 얻어내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곽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지 않고도 위로금을 받았다.
곽씨가 일시금으로 받은 것을 감안해 같은 지급 기준인 유족보상일시금(연금 지급 제외)과 비교해봐도 액수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19년 지급된 유족보상일시금은 총 1236억원으로 이를 수급자 수로 나누면 평균 지급액은 약 1억798만원이다. 2018년 평균 지급액은 약 1억333만원, 2017년은 약 1억867만원이었다. 유연주 토마토노무법인 노무사는 “업무상 재해 사망일 경우 평균 1억원을 넘지만 상해의 경우에는 5000만~8000만원 사이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재위자료 44억원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조성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도 “산재위로금을 신청하면 대개 재판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곽씨는 참 좋은 회사에 다녔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조 국장은 “상당수 산재노동자들은 본인 과실이 없고, 업무상 질병이 맞다고 입증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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