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포드, 13조 배터리공장 지어 美전기차산업 패권 야심

입력 2021-09-29 04:03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2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과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는 28일(현지시간) 양사가 설립할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생산 공장이 들어설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14억 달러(한화 약 13조10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각각 44억5000만 달러(약 5조1000억원)씩 총 89억 달러(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이외에 포드는 테네시주의 전기차 조립공장을 비롯해 연구개발(R&D)센터, 트레이닝센터 등 건설을 위해 자체적으로 약 25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포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 발표다.

이번 합작법인 투자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투자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블루오벌SK의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투자키로 결의했다.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은 미국 내 가장 큰 규모로 지어지게 된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470만평 부지에 43GWh 규모의 생산능력으로 들어서게 되며, 켄터키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총 86GWh(43GWh 2기)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블루오벌SK의 총 생산능력은 129GWh에 달할 전망으로, 이는 60㎾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양사가 지난 5월 밝힌 배터리 공장의 규모인 연산 60GWh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포드 픽업트럭 등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될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배 이상 늘어나면서 투자 규모를 확대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작법인 투자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건설 중인 공장 두 곳과 합쳐 미국에서만 약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기존 목표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며 미국 내 배터리 선두 기업의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각종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밝히는 등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미국 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