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미사일 발사, 안보리 결의안 위반”

입력 2021-09-29 04:07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미국 탓을 하면서도 “군사훈련 영구 중단 시 화답하겠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발사체에 관한 국내 언론 질의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을 두고 미국이 북한 발사체를 유엔이 금지한 탄도미사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 1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을 때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미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고 그들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한국과 일본 방어에 대한 우리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 요원이나 영토, 동맹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의 불안정한 영향력을 부각시킨다”는 성명을 내놨다. 역시 지난 15일과 같은 반응이다.

미국은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같은 입장으로 일관하며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려는 눈치다. 이런 태도는 남북 대화를 지지하며 북한에 호응을 촉구한 기존 입장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촉구했다. 김 대사는 이날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항시적 긴장과 대립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이라며 한반도 주변 합동군사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의 영구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조선(북한)에 대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북한은 미국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을 두고 ‘이중 기준’이라고 비판해 왔다.

강창욱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