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대반격… “국민의힘 아니라 도둑의힘”

입력 2021-09-28 04:03
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오후 제주시 제주항 6부두를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 국면에서 ‘50억 퇴직금’을 고리로 대반격에 나섰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도둑의 힘’ ‘후안무치한 도적떼 수괴’ 등 원색적 표현을 사용하며 야권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 지사는 27일에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야권의 공세를 ‘구태정치’로 규정하며 맞불을 세게 놨다. 그는 제주상공회의소 기자회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점잖은 분인 줄 알았는데 아주 후안무치한 도적떼의 수괴 같다”며 “이번에 저를 비난한 대선 후보라는 분들, 김 원내대표, 당 지도부는 석고대죄하라”고 원색 비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지구 개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추석 연휴기간 ‘대장동 의혹’을 지속 제기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이 지사는 “자신들이 도둑질해 놓고, 도둑질 막은 사람을 보고 잘못 막았다고 비난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태는 국민을 정말 바보로 아는 구태정치”라며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다시 촛불로 다 타 없어지는 수가 있다”고 힐난했다. 이 지사는 이날 밤에도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같은 조작언론과 당신들의 일방적 허위 주장에 속아 넘어갈 만큼 국민이 어리석지 않다”며 “이제 ‘도둑의힘’ ‘국민의짐’이라 놀려도 할 말 없지요?”라고 적었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곽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지급한 뇌물이거나 투자한 금원의 배당이익 중 하나라고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뇌물 수사도 요구했다.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곽 의원이 화천대유와 관련해 무슨 일을 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호남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이 지사의 지지율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전주 대비 6.4% 포인트 상승한 30.0%를 기록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27.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지사 측은 호남 경선 압승의 기세를 몰아 2017년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경선 득표율(57%)로 본선에 직행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근형 캠프 기획단장은 “지난 대선 때 문 후보의 수치(경선 득표율)에 근접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사는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에 대한 기대감에는 심판, 즉 (현 정부를) 좀 혼내주자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제일 잘 반영하는 후보가 윤 전 총장”이라며 “이걸 역반사체라고 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박재현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