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이 기회에 ‘책콕’!… 공공도서관 대출 권수 5년새 최고

입력 2021-09-28 04:04
사진=연합뉴스

도서관에서 비대면으로 책을 빌려 본 사람이 늘었다. 디지털 시대, 코로나19가 가져온 종이책의 역주행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7일 발표한 ‘2021년 공공도서관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172개 공공도서관의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65.9% 감소했으나 1일 평균 대출 권수는 38.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관과 운영 제한으로 공공도서관 1관당 연간 개관일 수는 2019년 294일에서 지난해 187일로 36.4% 감소했다. 1관당 방문자 수도 7만6431명으로 전년(25만804명)보다 69.5% 감소했다.

공공도서관의 1일 평균 대출 권수는 62만9553권으로 2019년(45만4997권) 대비 38.3% 증가했다. 이 숫자는 2016년 41만권, 2017년 42만권, 2018년 43만권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40만권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60만권대로 뛰었다. 코로나19로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도서 대출은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책 읽기 수요가 증가한 데다 도서관들이 무인대출 승차대출 택배대출 우편대출 등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늘렸기 때문이다.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무인도서대출기를 통한 대출은 2019년 77만6850건에서 지난해 124만1923건으로 62.6% 상승했다.

책과사회연구소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전국 10대 이상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에서도 책 읽기가 증가했음이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48.4%가 코로나19 이후 읽기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읽기 시간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종이 매체보다 디지털·인터넷 기반 매체에서 읽기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전후 매체·콘텐츠 이용 변화를 조사한 항목을 보면 ‘인터넷 정보’(71.2%)와 ‘인터넷 신문’(51.7%) 이용이 증가했다고 답한 이가 절반을 넘었다. 종이책은 21.8%, 종이잡지는 8.9%, 종이신문은 8.4%가 늘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25.5%는 종이책·전자책 구입비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미뤄두고 읽지 못했던 책을 읽게 되었다’(30.3%)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28.1%) ‘책에 집중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졌다’(25.4%) ‘분량이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21.7%)는 사람이 10명 중 2, 3명이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읽기 습관이 있는 사람만 더 읽는 양극화 현상도 발견된다”면서 “독서 선호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책 읽는 계기를 제공하고 읽고 싶은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사회적 독서 권장’이 촉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