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사퇴 밝히며 “이재명 지지” 이낙연은 남은 경선전 더욱 험난

입력 2021-09-27 04:04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경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26일 전북 경선 직후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 선언을 하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 앞서 후보직에서 물러난 정세균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중도 사퇴다. ‘호남대전’에서 사실상 이 지사에게 패한 이낙연 전 대표는 2차 슈퍼위크를 포함한 남은 경선에서 모두 선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 의원은 26일 경선이 열린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에서 “저는 오늘부로 경선 후보를 사퇴한다”며 “원팀, 4기 민주정부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 오로지 그것 하나 때문에 사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이재명 후보가 과반 이상의 득표로 결선 없이 후보를 확정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의 사퇴로 이 전 대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 의원이 그동안 경선에서 얻은 4000여표는 무효표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현재 53.01%에서 소폭 상승한다. 또한 김 의원이 이 지사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김 의원의 조직 또한 이 지사에게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당초 안방인 호남 경선에서 이 지사와의 득표 차이를 6만표로 좁히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전북 경선에서 이 지사와 약 6000표 차이가 벌어지며 이 지사와의 득표 차가 총 11만9000여 표로 늘어났다. 이 전 대표는 2차 슈퍼위크를 포함한 남은 경선을 승리해야 결선 투표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캠프 한 의원은 “광주·전남에서 과반을 넘겨 승리했어야 했는데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게 아쉽다”며 “현재로서는 2차 슈퍼위크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에게 제기된 이른바 ‘화천대유’ 의혹이 보수권 인사에게 옮겨붙은 것 또한 이낙연캠프에는 악재다. 호남대전에서도 이 지사의 ‘수박’ 발언과 화천대유 의혹이 이 지사의 경선 득표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낙연캠프 관계자는 “화천대유 의혹은 보수의 이슈로 옮겨가는 모양새”라며 “반전의 계기를 찾겠다”고 말했다.

완주=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