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사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자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챙긴 곽병채씨가 성과급 계약에 따랐다고 해명했지만 퇴사 직전 지급 금액이 10배나 늘었고 곽 의원 소개로 곽씨가 화천대유에 지원한 점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역풍을 맞은 국민의힘 내에서는 곽 의원 제명 요구까지 나왔고, 결국 곽 의원은 탈당계를 냈다.
곽씨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50억원의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 “입사할 때부터 약속됐던 금액은 아니었다”며 “모든 임직원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곽씨는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3월 50억원 지급으로 계약이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도 “합법적으로 곽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7년간 근무하면서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 사유가 됐던 바 퇴직 당시 지급받은 금액 중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의 성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리급 직원인 곽씨의 퇴직금이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그것도 퇴사 직전 10배가 뛰어 50억원으로 계약이 변경됐다는 점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곽씨의 화천대유 입사 과정이 당초 곽 의원 설명과는 다른 부분도 확인됐다.
그는 2015년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중 부친인 곽 의원 소개로 화천대유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며 “직접 문의했고 채용 절차에 따라 공고가 나면 공고를 통해 지원하라는 답을 받아 화천대유에 지원했다. 면접을 본 후 2015년 6월쯤 입사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 측은 곽씨의 화천대유 근무 사실이 드러나자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했다”며 단순 지원한 것처럼 설명했었다. 그러나 곽 의원이 아들에게 사실상 화천대유를 소개하고, 지원을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 곽 의원과 성균관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는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를 가리킨다.
곽씨는 “저는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 제가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이라며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곽 의원에 대한 제명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출당·제명을 요구했다. 당내 압박에 곽 의원은 탈당을 택했다.
야당은 여당 공세에 특검 및 국정조사 도입 요구로 반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설계 당사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만이 모든 의혹에 답할 수 있다”며 “특검 법안을 조속히 수용해 성역 없이 수사를 받아야 하고, 국정조사에도 마땅히 응해야 한다”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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