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공약 짬뽕” 맹공… 윤 “내 공약엔 특허권 없다” 반격

입력 2021-09-24 04:03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3일 ‘공약 표절’ 논란으로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두 번째 방송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준표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외교안보공약 발표 때 ‘국익 우선주의’를 강조한 것에 대해 “그건 내가 한 얘기”라며 “자기 고유의 생각이 아니라 참모가 만들어준 공약을 그대로 발표해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국익 우선이라는 말에도 특허가 있느냐”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도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 유승민 전 의원 공약을 짬뽕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윤 전 총장의 소상공인 지원 공약은 제 공약이 완벽해서 그런지 고스란히 쓴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에게 ‘카피 닌자’(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캐릭터)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협공’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은 “제가 낸 공약을 쓸 분들은 쓰시라”며 “여기엔 특허권이 없다”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흉악범 사형 집행을 강조한 자신을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빗댄 발언의 진의를 캐물었다.

홍 의원은 “사형이 확정된 경우 법무부 장관이 6개월 이내 집행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 건데, 이게 두테르테식이냐”고 따졌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사법절차에 영향을 주면 안 되고, 범죄예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 수사에 ‘훈수’를 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검찰총장이었다면 어떻게 수사할건가’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어떤 식으로 할지 견적이 나오지만 이 자리에서 수사기법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자금추적을 한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식”이라며 “자칫 자금추적을 한다는 핑계로 시간을 지체하면서 증거인멸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