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2대 주주 화인부동산(차이니즈에스테이트홀딩스)이 그룹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헝다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헝다 파산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개발업체 화인부동산은 보유 중인 헝다 주식 7억5110만주(5.66%)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하고 지분 보유를 완전히 종료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헝다 주식 1억890만주(0.82%)를 2억4650만 홍콩달러(372억원)에 매각했다. 화인부동산은 헝다 지분 청산으로 올해 94억8630만 홍콩달러(1조4322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이 회사가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헝다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헝다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헝다의 파산 위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에 헝다의 파산 위기에 대비하고 후속 조치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정부가 헝다 구제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희박해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방정부 기관과 국영기업들은 헝다그룹이 일을 질서 있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막판에 가서야 개입하도록 지시받았다. 또 지방정부는 회계 및 법률 전문가들을 소집해 헝다그룹 재무 사항을 검토하고, 지방 국영 및 민간 개발업체들에 부동산 프로젝트 인수 준비를 시키라는 지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헝다 파산이 글로벌 위기로까지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헝다 위기에 대해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큰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신용 경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