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코로나19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상승·한전 적자’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 전기요금이 23일 한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의 인상이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에 따르면 분기별 조정 요금은 직전 요금 대비 ㎾h당 최대 3원으로 제한돼 있어 전기요금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연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탓에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는 올 초 6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6월 이후 7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력용 연료탄은 5월 t당 100달러 선에서 8월에 175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소비자물가 상승 등은 요금 인상의 걸림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인상할 경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요금 동결 시 부담은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 등에 고스란히 돌아올 전망이다. 한전의 2분기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지난해 동기 대비 1조2868억원(8.1%) 증가했으나 전기판매수익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한전의 2분기 영업손실은 76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3898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또 업계에선 “원가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하에 올해부터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초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지난 1분기 전기요금은 ㎾h당 3원 인하됐다. 그러나 이후 국제유가 등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들어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1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요금을 동결해 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