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보수궤멸에 앞장”… 윤석열 “洪 당대표 때 보수궤멸”

입력 2021-09-17 04:03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이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1차 방송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16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첫 맞대결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다른 후보들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 공격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홍 의원은 토론 시간 대부분을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데 할애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됐고,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는 데 앞장을 섰다”며 “1000여명을 소환조사하고. 200여명을 구속하고 그중 5명이 자살을 했는데 우리 당에 들어올 때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당시에 검사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 기반해서 일처리를 했다”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홍 의원은 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죽은 권력인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게 수사할 수 있나”라며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못했다. 수사하다가 중간에 그만뒀지 않는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대표 시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것을 거론하며 “보수 궤멸은 많은 분이 후보님께서 당대표 하실 때(라고 한다)”라고 응수했다.

윤 전 총장은 토론회 데뷔전인 만큼 목소리가 떨리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국민의 강철”이라며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진다”고 소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꺼내며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웠다. 유 전 의원은 “손준성 검사와 대검 간부 등 최측근 간부가 문건을 만들어서 전달한 게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 용의가 있는가”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관여하지 않았다”며 “그럴 개연성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옐로카드를 실제로 꺼내 보이며 두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하 의원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정치 개입발언에 대해 홍 의원만 한 말씀도 안 하신다”라고 공격하자, 홍 의원은 “팩트가 드러날 때까지는 말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충격이다. 민주당 대변인이랑 똑같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조국 수사와 관련해 “과잉수사를 했다”며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말한 것을 하 의원이 물고 늘어졌다. 이에 홍 의원은 “이런 식으로 못 되게(하는가)”라고 불만을 드러냈고, 하 의원은 “막말이 도지셨다”고 반격했다.

하 의원은 윤 전 총장도 압박했다. 하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 고발장에 성명불상자를 끼워넣었는데 증거가 없다”며 “자신 사건은 증거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한 건 ‘내로남불’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TV토론을 마친 이후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이 떠나는 홍 의원을 막아서며 비난했고, 홍 의원 측 인사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