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싱가포르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인 부스터샷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영구 종식이 요원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위드 코로나’ 정책의 일환이다. 해당 국가들은 부스터샷뿐 아니라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때 마스크를 쓰는 등의 ‘플랜 B’도 마련했다.
BBC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다음 주부터 50세 이상 고령층과 일선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백신 완전접종률은 이날 기준 65.9%에 달한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전문가 권고에 따라 2차 접종 6개월이 지난 사람부터 화이자 백신을 재접종받을 것을 권고한다”면서 “의료기관에 화이자 백신이 없다면 모더나 백신 반회분을 사용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영국 정부는 이번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3000만여명으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부스터샷과 동시에 진행되는 12~15세 청소년 백신 접종으로 겨울철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령층에서 백신 항체가 옅어지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부스터샷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2400만건의 감염이 차단되고, 11만2000여명이 목숨을 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아예 “코로나19 팬데믹의 완전 종식은 아직 멀었다”고 못을 박았다. 존슨 총리는 이날 “의료체계가 감당치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재택근무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백신 접종 이력 증명제도(백신여권),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공지 후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 국민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싱가포르는 이날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현지 언론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싱가포르 보건부가 60세 이상 노년층 14만여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37명으로 지난 1년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스트레이트타임스는 “노인 확진자가 230여명으로 전체의 30%에 육박하는 점이 정부가 부스터샷 접종을 서두르게 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조만간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예측에 따라 최근 규제 완화를 취소했다. 로렌스 웡 코로나19 정부 태스크포스(TF) 의장은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수준을 준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두 국가의 조치는 부스터샷을 준비하고 있는 국가들의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이달부터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고령층과 면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에 돌입할 계획이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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