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보수 진영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두 후보는 이날 나란히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8명으로 추리는 1차 컷오프 여론조사가 13∼14일 진행되는 것을 감안해 ‘집토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28.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홍 의원이 이 기관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28.1%)보다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이 기관의 9월 첫째주 조사에서 홍 의원은 26.3%를 기록하며 1위 윤 전 총장(28.2%)을 1.9% 포인트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윤 전 총장으로부터 특별한 매력이나 비전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홍 의원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 30대가 홍 의원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결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여야 후보를 통틀어 조사하면 지지율이 10%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평가했다.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16.4%를 기록하며 이재명 경기지사(27.8%), 윤 전 총장(26.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등 당내 유력 후보 4인방은 1차 컷오프 여론조사 첫날 일제히 영남 지역을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해 경북 북부 지역에 바이오산업이 크게 번창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공연장에서 ‘대구·경북 재도약 5대 비전’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홍 의원은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대구에서 나온 사실을 거론하며 “대구는 저를 키워준 고향이고, 지금의 홍준표를 있게 해준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번 대구를 방문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고향 경남 진해와 가까운 부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책임당원 2000명과 일반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진행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15일 발표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