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뉴딜 펀드 정부 200억 투입… 혈세로 원금 보장

입력 2021-09-10 04:08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10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국민참여 뉴딜 펀드’를 내놓는다. 정부 재정 200억원을 투입해 사실상 20%까지 손실을 정부가 부담하는 ‘원금 보장형 펀드’인데, 1차 펀드 수익률이 지난 5월까지 마이너스인 상황이어서 혈세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출시된 국민참여 뉴딜 펀드의 높은 인기를 감안해 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1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뉴딜 펀드 추가 조성을 약속한 지 두 달 만이다.

총 1000억원 규모로, 국민자금 800억원과 정부 재정 200억원으로 구성된다. 모집 자금은 친환경, 디지털 등 뉴딜 분야에 특화된 기업에 투자된다. 투자 자금을 회수한 뒤 펀드에 가입한 국민이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앞서 3월 29일 출시된 1차 뉴딜 펀드는 1주일 만에 1490억원어치가 팔려나가며 완판됐다.

인기의 비결은 ‘원금 보장형 펀드’라는 점에 있다. 정부 재정이 후순위 재원으로 출자돼 손실 위험을 우선 분담하는 구조다. 즉 1000억원 가운데 정부 재정 몫 200억원까지는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20% 손실(수수료 제외)까지는 일반 투자자가 손해 볼 위험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뉴딜 펀드를 주관하는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10일부터 뉴딜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 공고를 낸 뒤 다음달 말 8개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11월 말~12월 초부터 2주간 판매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1차 뉴딜펀드 당시 국민이 보여줬던 관심을 고려했을 때 이번 펀드도 인기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딜 펀드가 괄목할 만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손실을 보장해주는 마당에 수익률을 극대화할 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차 뉴딜 펀드의 5월 월간 수익률은 운용사별로 0.14~-0.08%에 불과하다. 뉴딜 펀드는 4년 폐쇄형 구조로 설정돼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수익을 내지 못해도 4년간 자금이 묶이는 셈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