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나선 美, 이달 ‘쿼드’ 대면 정상회의

입력 2021-09-10 04:07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미국이 안보 협력체 ‘쿼드’(Quad)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 중국 포위망 형성에 나서고 있다. 쿼드 가맹국들 역시 동아시아 주요국 순방과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9일 교도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쿼드 4개국은 첫 대면 정상회의를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조율 중이다. WP는 “이번 회담에서는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을 포함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권역의 실현과 코로나19 문제 등이 의제로 거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쿼드는 미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안보 협력체로, 지난 3월 온라인을 통해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아프간 철군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새로운 도전에 맞설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고삐를 쥐자 쿼드 가입국들은 벌써부터 분주한 모양새다. 30일 물러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 회의 일정이 확정되면 23~26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의 직후 미·일 정상회담, 유엔 총회 연설까지 마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 주변에서는 ‘미국에 매년 총리를 교체하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내각은 후임 총리를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된 호주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순방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피터 더튼 국방장관은 전날 호주를 떠나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두 장관은 이후 인도, 한국, 미국에서 관계장관들을 차례로 만난다.

페인 외무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동아시아 국가들과 경제 안보부터 사이버 보안, 기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쿼드 정상회담 후 양국 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인도는 최근 같은 쿼드 국가인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 양국 해군이 호주 북부 해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한 데 이어 11일에는 양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만나는 ‘2+2 공동회담’이 열린다.

수브라만얌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지난 6일 호주 캔버라 호주국립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난해 6월 국경분쟁 이후 중국은 인도와의 관계를 완전히 비틀어버렸다”면서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도전에 놓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