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0주년에 복싱 경기 해설가로 나선다. 8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미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의 세미놀 하드록 호텔·카지노에서 열리는 전 헤비급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와 종합격투기 UFC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비토 벨포트 경기에 참석한다.
특히 그는 관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설도 할 예정이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동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선수들과 위대한 시합을 사랑한다”면서 “토요일 밤에 두 가지를 다 보고 내 생각을 공유하길 고대한다. 이 특별한 행사를 여러분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기는 당초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가 올해 58세인 홀리필드의 고령을 이유로 경기를 승인하지 않아 플로리다주로 옮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80년대와 1990년대초 세계적 이목을 끄는 경기를 자신의 카지노 호텔에 유치하는 등 복싱에서 유명인사로 이름을 떨쳤다. WP는 1988년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래리 홈스에게 첫 KO패를 안긴 경기와 그해 타이슨이 마이클 스핑크스를 91초 만에 무너뜨린 경기도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다만 해설가로 나서는 날이 9·11 테러 당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이 쏟아진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그날 9·11 당시 납치된 여객기가 추락한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을 찾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뉴욕시를 방문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뉴욕시와 생크스빌, 미 국방부 등 세 곳을 연달아 찾을 예정이다.
한편, 경기에 나서는 홀리필드는 세계 복싱계의 전설이다. 특히 1996년 타이슨이 그의 귀를 물어뜯은 ‘핵이빨’ 사건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이번 경기에서 홀리필드는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오스카 델라 호야의 대타로 나서게 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