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號 첫 해외 인수합병… 100조 글로벌데이터 시장 정조준

입력 2021-09-10 04:02
KT 구현모 대표가 지난 8일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와 엡실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글로벌데이터 전문 기업 엡실론을 인수해 10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KT는 8일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이 보유한 엡실론의 지분 100%를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한 후 이뤄진 첫 해외 인수합병(M&A)이다.

글로벌데이터는 국내외 고객 및 해외 통신사에 해외 분기 국사(PoP),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해외 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등의 IT 플랫폼·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런던에서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보유한 260개 이상의 PoP와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 3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통신사와 기업에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KT는 엡실론 인수를 통해 글로벌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역과 고객을 기존의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 영업 거점, 기술력 등 인프라를 KT의 ICT·세일즈 역량 및 인공지능(AI), 로봇 등 디지털전환(DX) 역량과 결합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엡실론을 통해 IT 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도 추진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도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DIGIC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