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들이 시로 남긴 영성 묵상

입력 2021-09-10 03:05

한 편의 시를 읽으며 우리의 경험을 떠올리고 그 속에 담긴 은총을 생각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가을’은 “나뭇잎이 떨어집니다”로 시작해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낙하(落下)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십니다”로 끝맺는다. 저자는 이 시에서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만물 속에서 은총의 빛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프란츠 카프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칼릴 지브란, 라인홀트 니부어,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 등 세계적 문인들의 시에서도 하나님을 발견한다. 자연을 노래하고 골방에서 기도하며 가족을 생각하고 때로는 고난 속에서, 때로는 사랑하며 떠올린 노래들을 묶었다. 뒤이어 저자의 짧은 묵상이 곁들여지고 또 다른 위인들의 경구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총신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바울의교회 글향기도서관 사역목사로 일한다.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도 맡고 있다. 저자는 “기독교 전통에서 시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이어 “우리의 언어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시인의 언어로 빚은 시들도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