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위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이어지면서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한 아동·청소년의 확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로는 10대가 70·80대에 이어 60대마저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8일 0시 기준 전체 인구 대비 백신 1차 접종률이 61%라고 밝혔다. 만 18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자 이 수치는 70.9%까지 올라갔다. 앞서 정부는 다음 달 말 전 국민 70%, 만 18세 이상 성인의 80%가 접종을 완료하면 방역 체계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문제는 성인 접종률만 올려서는 유행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감염자 연령대에 따른 전파력 차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연령보다 (바이러스) 노출 상황, 환경이 더 중요하다”며 “소아라고 해도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전파력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아동·청소년 확진자의 비중은 고령층 예방접종과 4차 유행을 지나며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050명 중 0~9세가 5.37%, 10~19세가 10.68%로 나타났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 7일 기준으론 각각 2.72%, 9.98%였다.
연령대별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를 살펴보면 변화는 더 뚜렷이 드러난다. 국내 발병 이후 이날 0시까지 0~9세 확진자는 인구 10만명당 352명꼴로 나왔다. 70대에선 345명, 80대 이상에선 346명이었다. 10대는 10만명당 472명 확진돼 60대보다도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0~9세와 10대의 발생률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실제 학교 집단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광주의 한 대안학교에서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20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경남 양산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 집단감염 사례 관련 확진자는 이날 누적 38명까지 늘었다. 광주와 전남 순천, 광양 등지에서도 학교 관련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만 12세 이상으로 확대한 정부는 이달 중 세부 계획을 마련해 4분기부터 10대 접종을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동·학생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주에만 아동 25만2000여명이 새로 감염됐다. 주간 신규 아동 환자가 25만명을 넘어선 건 팬데믹 기간 최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아동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8월 한 달간 75만건이 넘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주(8월 26일~9월 2일) 보고된 신규 확진자의 26.8%가 어린이 환자였다.
중증 사례도 따라 급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지난달 어린이와 10대 입원이 4배 증가했다. 백신 미접종 청소년과 4세 이하 어린이 입원 건수는 6월 중순 이후에만 10배씩 늘었다.
송경모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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