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경구용 치료제 임상에 들어서면서 ‘먹는 치료제’ 상용화가 가능할지 관심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 화이자 등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단계에서는 머크가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몰누피라비르(MK-4482)’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머크는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몰누피라비르를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성인 약 1332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임상 결과는 하반기에 나올 전망으로, 이르면 올 4분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전망이다.
화이자도 경구용 치료제 후보 물질인 ‘PF-07321332’의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됐으나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중증 위험이 없는 성인 환자 약 114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후보 물질과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 저용량을 복용하게 된다.
이외에 로슈·아테아의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인 ‘AT-527’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머크, 화이자 등이 임상 중인 약물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복제와 단백질 조립을 방해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 원리를 이용한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대웅제약 등에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임상 2b상을 완료, 부광약품이 2상을 완료한 상태이며, 신풍제약이 임상 3상을 신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긴급사용승인이 가시화하면서 정부도 미리 치료제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약 2만명분에 대한 추가 구매 비용을 반영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질병청의 내년 예산안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구입비로 417억원이 배정돼 있다.
특히 영국 등에 선제 도입된 ‘위드 코로나’ 방역이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 상황에도 관심이 모인다. 코로나19 초기 환자도 가정에서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될 경우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위드 코로나 방역 전환 시점을 다음달 말쯤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