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맞먹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계의 공룡,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오는 11월 12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구독료는 월 9900원, 연 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영화 등 ‘킬러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가 ‘오리지널 콘텐츠’가 경쟁력인 국내 OTT산업의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디즈니+가 11월 12일 한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이날은 디즈니+가 출시된지 만 2년이 되는 날로 전 세계 구독자를 대상으로 신규 콘텐츠를 공개하는 ‘디즈니+ 데이’다.
디즈니+에선 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월트디즈니컴퍼니에서 만든 콘텐츠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최신 드라마로 화제가 된 ‘로키’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저’ 등을 국내에서 시청하려면 디즈니+를 통해야 한다.
디즈니+는 한국 지역화 전략으로 ‘스타’ 콘텐츠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아동 콘텐츠에 주력한다는 평을 받는 디즈니+가 스타 콘텐츠에선 성인과 청소년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마련한다. 기존 브랜드 외에 독점으로 제공되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국내에서 제작된 한국 콘텐츠도 여기에 포함된다.
디즈니+는 글로벌 OTT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2분기 신규 가입자만 1200만명으로 업계 1위인 넷플릭스(154만명)의 약 8배였다.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지만, 유료 구독자 수는 1억2000만명에 달한다. 2분기 기준 2억900만명인 넷플릭스와 격차는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국내 OTT시장도 디즈니+ 상륙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더욱 심화할 계정이다. 특히 ‘킹덤’ ‘D.P.’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로 지역화 전략에 성공한 넷플릭스와 정면 대결이 예상된다.
OTT앱 분석 서비스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넷플릭스의 사용자는 910만명으로 OTT앱 중 가장 많았다. 토종 OTT업체가 큰 격차로 뒤를 따랐다.
지상파 방송과 영화제 등과 다양한 협업을 해 온 ‘웨이브’가 319만명, 올해에만 17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낸 ‘티빙’이 278만명을 차례로 기록했다. 국내 OTT 선발 주자인 ‘왓챠’는 151만명으로 6위에 머물렀다. ‘왓챠’는 데이터 기반의 추천서비스를 강조해왔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에선 약세다.
국내 OTT계는 디즈니+의 상륙에 앞서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며 국내 OTT업체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희조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디즈니+가 아동용으로 특화됐기 때문에 디즈니에만 따로 대응하는 전략은 없다”면서도 “OTT 등 미디어산업이 큰 변혁기를 맞이한 만큼,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