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가 자신의 힘이나 능력만 가지고 이 땅을 얻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업으로 허락해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 5장 5절입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는 내용이죠. 여기에서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는 표현은 하나님께 ‘상속으로 받는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온유한 자는 땅을 하나님으로부터 상속받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 그 땅을 얻으려거나 차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12장을 보면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분명히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13장으로 넘어가면 아브라함과 조카 롯의 목자들이 우물 사용 문제로 서로 싸움을 하게 됩니다. 보통 같으면 아브라함이 조카 롯에게 이랬을 것입니다. “너희 목자들, 너무 심한 거 아니니? 개념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너와 나, 누가 더 하나님과 언약의 주체니. 네가 하나님께 약속받았니, 아니면 내가 받았니. 너와 나중 누가 윗사람이니. 내가 너한테 신세 지고 있니. 아니면 반대니”라고 분노하면서 롯에게 비난을 퍼부을 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그런 것을 통해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명예와 권한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창세기 13장 8~9절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고 말이죠.
거주할 땅에 대한 선택권을 롯에게 준 것입니다. 아브라함 자신이 더 우월한 위치에 있었는 데도 말이죠. 언약의 주체인데 아브라함은 권한을 기꺼이 내려놓습니다. 사실 가족 사이엔 어른이었고 당연히 우선권도 있었지만, 땅에 대한 선택권을 조카에게 양보했습니다.
도대체 아브라함이 이런 여유를 가진 이유가 뭘까요. 그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필요한 땅을 기업으로 주신다는 약속을 깊이 신뢰했습니다. 나와 우리 가정에 꼭 필요한 땅이라면 반드시 주신다는 걸 믿고, 지금 눈앞에 있는 모든 걸 기꺼이 양보하고 때로는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온유한 자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친히 이뤄가신다는 걸 믿고 현재에 충성하며 나아갑니다. 현재에 집중하며 누립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즐겨야 합니다. 우리 가정과 일터, 교회도 하나님이 친히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뤄가십니다. 자꾸 내 힘을 가지고 무엇을 이루려고 하지 마십시오. 나의 성실함과 신실함으로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을 감당할 때 함부로 기한을 정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제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방해하는 가장이 되지 마십시오. 우리의 지혜와 열심을 가지고 무엇을 완성하려고 너무 몸부림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허락하셔야만, 기업으로 주셔야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필요를 아시고 부족함과 연약함까지 아시고 하나님의 시간과 방법 속에서 모든 걸 이뤄가실 줄 믿어야 합니다. 주님을 신뢰하며 기다리며, 하나님이 주시는 땅을 기업으로 받으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바랍니다.
박경삼 서울 망우교회 목사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망우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 속한 교회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자’라는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함께 울고 웃으며, 세상을 품고 섬기고 변화시키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