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 미래 성장성 평가에서 1년 만에 10계단 하락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쟁 반도체 기업인 TSMC에 역전당하면서 미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국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퓨처브랜드가 발표하는 ‘2021 글로벌 브랜드 톱100’에서 13위를 기록했다. 퓨처브랜드는 전 세계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해 매년 100위까지의 기업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3위였던 지난해보다 순위가 하락해 집계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서 밀려났다. 반면 6위에 오른 TSMC는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0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25위에서 큰 폭으로 순위가 오르면서 10위권 기업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1위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 ASML이 차지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극자외선) 반도체 노광장비를 생산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납품한다. 퓨처브랜드도 ASML이 글로벌 전자업계 공급망을 장악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위였던 애플은 한 계단 하락한 2위에 그쳤고 중국 텐센트의 최대주주인 프로서스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업체 TSMC에 밀리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다툼을 하는 애플과는 격차가 벌어지면서 미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0대 기업에 국내에선 삼성전자만 이름을 올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선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화하는 시점이 올 때 대응할 만한 다른 미래 동력이 있는 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이 오히려 약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 체계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