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10월 말 국민 70% 2차접종이 위드 코로나 전환 전제”

입력 2021-09-08 04:04
7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수도권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사상 최다인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탄력이 붙었다. 정부는 다음 달 말 국민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하면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1597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요일 발생 신규 확진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종전 최다치는 지난달 둘째 주의 1537명이었다.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이다. 특히 서울은 이날 기준으로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0만명당 5.6명으로 나타나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10만명당 4명을 넘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해당된다.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선 10만명당 1~2명씩 확진되고 있다.

더 큰 변수는 2주도 남지 않은 추석 연휴다. 수도권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옮겨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정부 발표로 비수도권에서 접종 완료자 포함 8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된 만큼 각종 모임도 전보다 늘 전망이다.

백신 접종이 전례 없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자는 74만1052명, 2차 접종자는 63만2986명으로 집계됐다. 약 136만명이 전날 하루 접종을 받아 종전 최다치를 경신했다. 인구 대비 1차 접종률도 60%를 돌파했다.

백신 공급도 숨통이 트였다. 정부는 7~8일 모더나 백신 184만3000회분과 화이자 백신 395만4500회분 등 총 579만7500회분이 공급된다고 밝혔다. 특히 모더나 제품은 당초 사측이 알려온 기한을 나흘 넘겼지만 예고 물량보다 114만2000회분 더 들어 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연휴 전 국민 70% 1차 접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물량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국민 70%가 2차 접종까지 마치는 다음 달 말이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검토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0월말 (국민 70%) 접종 완료가 (위드 코로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는 전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이 생각하는 시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수본이 지난달 30일~이달 1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52.4%가 11월 말을 ‘일상 속 코로나’로 전환할 적기로 꼽았다. 해당 조사에서는 국민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이 11월 말로 상정됐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드 코로나’의 정의부터 확실히 내리고 중장기적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론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무엇을 위드 코로나로 볼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장기 과제로 꼽히는 의료체계의 전환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