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맷엔 독특함·창조적 에너지… 미디어는 위험 감수”

입력 2021-09-08 04:03
미국판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흥행을 이끈 주역들이 7일 국제방송영상마켓 2021 콘퍼런스에서 열린 세션에서 대담자로 나섰다. 왼쪽부터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 롭 웨이드 폭스 얼터너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PD.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23개국에 판권이 팔린 인기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가 가진 확장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미국 폭스 채널에서 미국판 ‘복면가왕’ ‘너목보’의 흥행을 이끈 주역들은 “K-콘텐츠가 유럽과 북미시장에 없는 독창성과 대담함을 가졌다”고 입을 모았다.

롭 웨이드 폭스 얼터너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PD,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은 7일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2021 콘퍼런스에서 열린 ‘K-콘텐츠의 매력과 미래, 그리고 콘텐츠산업의 변화’ 세션에서 이 같은 주제로 대담을 했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 ‘댄싱 위드 더 스타’ 등 인기 프로그램의 제작자인 웨이드 대표는 “유럽시장이나 미국 시장은 위험을 감수하는 걸 두려워한다.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한국엔 창조적 에너지가 있고 미디어는 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포맷에는 독특함과 독창성이 있다. 세상엔 창의성이 활발한 곳들이 있는데 지금 한국이 그곳 중 하나”라고 평했다. 미국판 ‘복면가왕’과 ‘너목보’를 연출한 플레스티스 PD도 “한국 프로그램의 핵심은 위험을 감수하며 남들과 달라지는 것”이라고 평했다.

웨이드 대표는 ‘복면가왕’에 관해 “포맷이 간단하고도 독창적이다. ‘복면 뒤에 누가 있지’라는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추측하는 게임”이라며 “여기에 기쁨과 유머가 들어있고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능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너목보’에 대해선 “‘노래 실력이 좋냐 나쁘냐’를 찾는 게임인데 이런 게임은 잘못되기 어렵다.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이라고 했다. ‘2020년 폭스에서 데뷔한 프로그램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미국판 ‘너목보’는 시즌2 방영이 예고돼 있다.

이들이 K콘텐츠를 찾은 이유는 기성 콘텐츠를 향한 실망이었다. 플레스티스 PD는 “코로나19로 집에 갇혀있는데 새로 볼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두 쇼의 엔진이 켜지는 걸 도와줬다”며 “(방영 후) 정말 많은 사람이 ‘한두 시간이라도 웃게해줘 고맙다’ 등의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

‘복면가왕’에서 판정단으로, ‘너목보’에서 진행자로 출연한 켄 정은 “제가 참여한 TV쇼들과 ‘복면가왕’이 다른 점은 ‘즐겁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많이 웃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TV쇼”라며 “‘복면가왕’에서 패널은 세계 최고의 일이다. 출연하면서 아무것도 몰라야 한다. 참가자의 정체를 몰라야 진실한 반응을 잡을 수 있다. 덕분에 저는 음악업계 밖에 있는 외부인을 대표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패널 자리를 제안받자 ‘복면가왕’의 굉장한 팬인 어머니가 ‘이건 판을 바꿀 쇼’라며 꼭 하라고 했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격리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대중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가족들을 위한 탈출구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