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네 멋대로 해라’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장폴 벨몽도(사진)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0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하며 1억3000만장이 넘는 티켓을 판매한 벨몽도는 프랑스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1960년대 프랑스 영화 운동 ‘누벨바그’의 주역이었다.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루이 말, 장피에르 멜빌 등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많은 작품을 함께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다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네 멋대로 해라’(1960)에서 그가 맡은 비운의 깡패 역할은 벨몽도를 스타로 만들어놨다.
벨몽도는 예술영화뿐만 아니라 액션·코미디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들었고 경찰, 도둑, 신부, 비밀 요원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2016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3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벨몽도의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배우 알랭 들롱은 그의 부고 소식을 접한 뒤 “삶의 일부였던 그가 세상을 떠나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라고 비통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그를 ‘국보’라고 칭하며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 모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