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K-뷰티, 한복 한식에 이어 전통 한옥도 세계 곳곳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전북대가 앞장선 한옥 수출이 알제리와 베트남에 이어 미국까지 뻗어가며 본궤도에 올랐다.
전북대는 미국 조지아주 한옥단지 조성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조지아 한옥단지 조성 관계자들이 오는 11일 전북대와 고창캠퍼스를 방문, 한옥 제작과정을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이들은 또 실무진과 미국 건축법에 적합한 기술 협의를 진행하고 수출이 가능한 또 다른 한옥 유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와 미국 알파솔루션은 지난 7월말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미국 조지아주 한옥 수출을 구체화했다. 주요 내용은 엘리제이시에 한옥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먼저 살림집 1동을 지은 뒤 미국 건축 당국의 허가를 받아 본격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1차 살림집은 평면을 ‘ㄷ자’, 지붕은 팔작지붕에 겹처마 양식을 택했다. 기단은 장대석기단을 설치해 한국의 전통건축 양식을 반영키로 했다. 공간은 전통양식을 따르되 미국인 생활을 고려해 입식으로 거실과 방, 누마루로 구성하기로 했다. 면적은 173㎡ 규모로 현재 고창캠퍼스에서 제작 중이다.
내년 2월 선박으로 운반한 뒤 미국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이후 현지 마을에 60여 채를 수출하고, 라스베이거스 등 다른 지역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교민을 중심으로 한옥을 짓고 싶다는 문의가 상당수 전해져 왔다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32년째 살고 있다는 한 교민은 “이민 와서 한옥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건축과 구입 절차, 연락처 등을 알려 달라”고 물었다.
전북대는 고창캠퍼스에서 전문 교육을 12년째 실시하며 한옥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유네스코에서 한옥을 발표하고 여러 나라에서 관련 전시회를 열었다. 고창캠퍼스의 한옥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이번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전북대는 지난해 알제리와 베트남 한옥 수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베트남의 경우 키논시에 마을 어린이집과 홍보관·커뮤니티시설 등을 지어주기로 하고 오는 11월 선적할 예정이다.
한옥 제작을 맡고 있는 남해경 전북대 한옥기술종합센터장은 “현재 호주와 불가리아와도 수출을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 한류 확산과 한옥의 세계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