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에서 반중 연합전선을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중국에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온 독일과 프랑스가 중·EU 관계를 주도하는 데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이 표출됐다.
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출신의 라인하르트 부티코퍼 유럽의회 의원은 최근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중국의 ‘분열과 정복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는 EU와 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기적인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며 “EU 회원국은 중국 문제에 있어 단합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티코퍼 의원은 지난 3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공개 비판했다가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대만 대표부 설치를 허용해 중국과 갈등을 빚은 리투아니아의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지스 외무장관도 “EU 회원국의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대중 관계를 보다 통합된 형태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EU 내 반중 감정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양측은 신장 인권 문제를 놓고 제재와 보복 제재를 주고받았고, 유럽의회 외교위원회는 최근 유럽과 대만 관계의 격상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U에서 중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퇴임하면 이러한 기류는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유럽 내 반중 정서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동시에 신장,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린 데 따른 후과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이훙젠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은 “중·EU 간 경제 관계를 재평가해 그것이 누구에게 더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며 “더 많은 이익을 얻는 사람은 도발해선 안 되고 적어도 점잖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