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의열단원 김지섭(1884∼1928·아래 사진)이 일본 도쿄 왕궁 입구의 다리 니주바시(二重橋)에 폭탄을 던진 뒤 투옥돼 옥중에서 가족에게 쓴 편지(위 사진) 네 통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이 편지는 독립기념관에 소장돼 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김지섭은 국내에서 항일독립운동을 모색하다 1920년 만주로 망명했고 22년 상하이에서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듬해 발생한 일본 간토대지진으로 한국인이 학살당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24년 1월 5일 니주바시에 폭탄 3발을 던졌다. 27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8년 2월 옥중에서 44세로 병사했다. 정부는 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김지섭 의사 편지 네 통 가운데 세 통은 동생 김희섭이, 한 통은 부인 권석희가 받았다. 김지섭은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의연한 태도로 투옥된 동지의 안부를 묻고 아들을 향한 애틋함과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부인에게 보낸 편지는 유일한 한글 편지로 일본까지 면회를 오려는 부인을 만류하는 절절한 안타까움이 담겼다.
문화재청은 대한제국 황실 후원으로 조선의 고유한 미술품 제작을 위해 1908년 창설된 한성미술품제작소의 은제 공예품(이화문 합)과 6·25전쟁 때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세운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도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