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찾아온 ‘이건희 컬렉션’ 덕분에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기증품에 대한 궁금증과 코로나19 상황 속 문화 욕구가 합쳐져 흥행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6일 대구미술관에 따르면 6월 29일부터 8월 29일까지 51일 동안 진행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饗宴’에 3만9931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전 예약자만 입장이 가능했지만 사전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돼 관람을 포기한 인원도 많았다. 기증 받은 작품 대부분 대구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고 삼성과 대구의 인연도 재조명되면서 전시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대구미술관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1~6월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월 평균 9만3958명에 그쳤지만 특별전이 열린 7~8월 월 평균 방문자 수는 18만8348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8월 한 달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20만318명으로 올해 최고를 기록했다. ‘이건희 컬렉션 작품 소개 영상’도 1만 조회 수를 돌파했고, 전시 종료 이후에도 여전히 조회 수가 늘고 있다.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대구미술관을 찾은 것도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그가 사진을 찍은 자리가 대구미술관의 인기 포토존이 됐고 이 때문에 7월 말 트위터에서 언급되는 ‘대구미술관’ 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여운을 남겼다”며 “기증 받은 작품과 기증자 정신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연구, 전시, 교육, 콘텐츠 제작 등에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전에는 이인성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1934)과 이쾌대 ‘항구’(1960), 서동진 ‘자화상’(1924), 서진달 ‘나부입상’(1934), 문학진 ‘달, 여인, 의자’(1988), 변종하 ‘오리가 있는 풍경’(1976), 유영국 ‘산’(1970’s) 시리즈, 김종영 ‘작품 67-4’(1967) 등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포함해 총 40점이 전시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