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겹악재’로 대권 도전 선언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지율 정체가 계속되는 와중에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이 확산되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경선 룰 갈등 국면에서도 막판까지 ‘역선택 방지’ 입장을 고수하다 타 주자들의 협공을 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고발 사주 의혹’은 그동안 제기됐던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이 아니라 본인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가톤급 폭발력을 지닌 사안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5일 “국민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여론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증거가) 있으면 대보라”며 반박했지만 파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곧 드러날 일을 공작정치 운운으로 대응하는 것은 기존 정치인들이 무조건 부인하고 보자는 배째라식 후안무치 대응”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공격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궁지에 몰린 범죄자들이 뭔가 두려운 장래를 직감하고 마지막 순간에 입에 다는 언사”라고 비난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둘러싼 논란도 결과와 무관하게 윤 전 총장이 적잖은 부담을 지게 됐다. 당내 주자 대다수가 역선택 방지 조항에 반대하는 연합전선을 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정 경선 서약식과 선관위원장·후보 간담회에 참석해 “당이 정말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지, 이 나라를 제대로 리드할 수 있는지 국민께 보여주는 경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이 처음으로 윤 전 검찰총장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경기신문 의뢰로 지난 3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은 32.5%의 지지도를 얻었다. 2위인 윤 전 총장(29.1%)보다 3.4%포인트 높은 지지도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드디어 골든크로스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윤 전 총장이 53.2%를 기록해 27.2%를 얻은 홍 의원에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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