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대선 경선에서 예상보다 큰 패배를 기록한 이낙연 전 대표가 선거전략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흠결을 부각하겠다는 초반 승부수가 먹히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5일 세종·충북 경선 뒤 전략 변경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메시지와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나중에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충청권에서 이 지사에게 내리 열세를 보이면서 이 전 대표 캠프는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전날 대전·충남 결과발표 직후 “제 부족함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대규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표심이 공개되는 12일 ‘1차 슈퍼위크’ 결과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전망이 많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는 오는 25~26일 호남권 경선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텃밭이자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안방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그동안 공들여온 호남과 다음 달 2차 슈퍼위크에선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성향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당장 선명성 부각을 통해 권리당원의 표심을 노리는 전략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평가다.
최근까지 이어오던 ‘이재명 때리기’ 전략 역시 재검토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검증을 시도하면 이 지사 측이 워낙 완강하게 네거티브라고 역공을 펼치는 데다, 지지율 효과도 크지 않아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호남 경선 이후에는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간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다만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기대보다는 저조한 성적이지만, 반전 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보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도 경선 초반에 불과하다며 완주를 다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