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운산업 재건을 목적으로 2018년 부산에서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순항하고 있다. 공사 출범 이후의 성과는 ‘해운산업 매출액 증가’ ‘원양 컨테이너선 선복량 확충’ ‘해운산업 선순환 기반 확대’로 요약된다.
2017년 2월, 세계 7위의 국적선사이자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했다.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해상으로 운송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내 최대 해운선사의 파산은 큰 충격이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SM상선이 한진해운 사업 부문을 일부 양수받아 원양 컨테이너 사업을 이어갔지만 규모나 운항항로 등을 고려할 때 HMM(옛 현대상선)이 사실상 유일한 원양 선사로 남게 되었다. HMM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초대형선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공사는 해운 재건을 통한 국민경제 성장동력 견인을 추진하는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HMM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8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3조4856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등 81개 국적선사에 5조7602억원을 지원했다.
HMM은 초대형·친환경 컨테이너선을 발주, 확보함과 동시에 신조 컨테이너 15만 288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박스 1개) 추가 도입하고 항만 터미널·물류사업에도 투자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힘입어 HMM은 지난해 10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99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12척의 2만4000TEU 초대형 선박에 이어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입한 8척의 1만6000TEU급 신조 선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공사는 HMM 경영 안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공동 경영관리 기간을 연장한 뒤 내년부터는 공사가 단독 관리키로 했다. 특히 내년 말까지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개선(BB→BBB)하고 2025년까지 112만TEU 달성을 위한 신조 선박 12척 등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K2(홍아-장금) 통합법인 조기 안정화와 통합 이후 잔존법인(흥아해운)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지원하는 등 연근해 선사 경쟁력 강화에도 지원을 적극 펼쳤다. 더불어 국적선사 화물 적취율 증대를 위한 우수선화주 인증센터 설립해 제도 운영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6개 업체(선사 3, 화주 3)에 인증서를 교부했다.
또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조기 대체하기 위한 국고 보조금 지급과 친환경 설비(선박평형수처리장치, 황산화물 저감장치) 설치 자금 특별보증도 제공해 국제 환경규제 강화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공사는 설립 이래 국내 32개 사에 204대 4780억원의 보증을 지원하는 등 세계 유일의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환경규제에 대한 근본적 대응하고자 친환경 선박 건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노후선 조기 퇴출을 통한 친환경 선박 대체 건조를 지원해 국적선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해운산업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선종별 시장 특성을 반영한 해운 시황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해 배포하고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선박 가치 평가 서비스와 KOBC 해운산업진단으로 데이터 기반의 위기관리 체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산업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울러 해운기업의 운항 선대 확보와 유지를 위한 자본 투입 최소화 및 탄력적 선대운용 지원방안 마련, 추진할 예정이다. 공사는 이를 기반으로 해운산업에 적합한 최적화된 한국형 선주 사업 모델을 추진기로 했다.
공사는 정부와 함께 내년까지 선복량 25% 확대와 수익률 200% 개선을 위해 K-얼라이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해운 리더 국가 도약에 주도적 역할”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인터뷰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인터뷰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설립 이래 해운 재건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 우리나라가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적선사에 대한 투자와 보증 확대, 경영혁신을 비롯한 해운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운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적선사가 선박, 항만 터미널, 물류 시설 등 핵심자산을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재편할 수 있도록 투자와 보증을 확대하는 한편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적선사의 경영혁신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김 사장은 “각종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국적선사의 경기 변동 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해운기업의 위험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제 환경규제 강화로 해운산업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자율운항 선박과 스마트 항만, 블록체인 등의 발전은 해운산업에 디지털 경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 선박 및 설비 전환 지원, 체계적인 해운산업 정책지원 시스템 구축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해양정책학 석사, 인천대에서 물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행정고시(제34회)로 공직에 입문, 해양수산부 대변인과 해양정책실장, 기조실장을 거쳐 차관을 역임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이제는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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