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의 부소니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박재홍(22)과 김도현(27)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박재홍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막을 내린 제63회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와 부소니 작품 최고연주상, 실내악 최고 연주상, 후원재단이 수여하는 앨리스 타르타로티상, 키보드 커리어 개발상 등 4개 부문 특별상을 휩쓸어 5관왕에 올랐다. 김도현이 2위, 오스트리아의 루카스 슈테르나트(20)가 3위였다.
한국 피아니스트가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문지영에 이어 두 번째다. 박재홍은 우승 상금 2만2000유로(약 3000만원)와 실내악 특별상 부상으로 2023년 2월 슈만 콰르텟과 투어 연주 기회를 받았으며, 김도현은 준우승 상금 1만 유로(1400만원)를 받았다.
2년마다 열리는 부소니 콩쿠르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1866~1924)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시작됐다. 클라우디오 아라우, 빌헬름 박하우스, 알프레드 코르토, 발터 기제킹,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등 전설적인 피아니스트가 명예위원으로 참가한다. 알프레드 브렌델, 외르크 데무스, 마르타 아르게리치, 개릭 올슨, 리처드 구드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배출하며 권위 있는 콩쿠르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한국인 수상자로는 백건우(69년 특별상에 해당하는 금메달) 서혜경(80년 1위 없는 2위) 이윤수(97년 1위 없는 2위) 손민수(99년 3위) 조혜정(2001년 2위) 임동민(2001년 3위), 김혜진(2005년 3위), 문지영(2015년 1위), 원재연 (2017년 2위) 등이 있다.
2002년부터 짝수 해에 예선을, 홀수 해에 본선을 진행하는 부소니 콩쿠르는 지난해 8월 예선을 거쳐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27명이 참가한 가운데 본선을 진행했다. 독주 무대를 선보이는 준결선과 1차 결선, 슈만 콰르텟과 실내악 연주를 하는 2차 결선, 최종 협연 결선 무대로 진행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박재홍은 2014년 금호영재콘세트에서 데뷔해 2015 클리블랜드 영아티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6 지나 바카우어 영아티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7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진출 등의 성적을 거뒀다. 2019년 부소니 콩쿠르에선 본선 1차 관문에서 탈락했다. 박재홍은 페이스북을 통해 “1위와 4개의 특별상까지 받게 돼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면서 “항상 아낌없는 가르침과 사랑으로 인도해준 김대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현은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의 전문 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며 2017 베르비에 페스티벌 방돔 프라이즈 콩쿠르 1위 없는 공동 2위,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1위, 2019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이널 특별상을 수상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