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앞으로 한 달 더 유지된다.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으로 사적 모임 제한이 일부 완화됨에도 추석을 맞아 일가친척이 다같이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며 다음 달 3일까지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이들은 최대 4명(수도권은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사적 모임 제한도 유지했다.
백신 인센티브는 확대하기로 했다. 6일부터 4단계 지역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가 최대 6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된다. 오후 6시 이전에는 완료자가 2명 이상, 오후 6시 이후에는 완료자가 4명 이상 포함돼야 6명 모임을 할 수 있다. 6명 모임의 장소는 식당·카페·가정으로 한정된다.
3단계 지역에선 접종 미완료자가 4명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모이는 장소·시설의 제약은 없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서는 4단계 지역의 인센티브가 이와 같은 수준으로 확대된다. 단 모임 장소는 가정 내로 국한된다.
식당·카페 매장 취식은 3, 4단계 지역에서 모두 오후 10시까지 가능해진다. 종전에는 4단계 지역에서 오후 9시 이후엔 포장·배달만 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누적된 경제적 피해를 첫손에 꼽았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백신 접종률 등을 고려하면서 코로나19와의 공존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57.7%로 집계됐다. 접종 완료율도 32.7%까지 높아졌다.
다만 이번 방역 완화 조치가 경각심을 떨어뜨려 4차 유행의 불길을 잡기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수칙이 한층 더 복잡해지면서 현장 이행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정부는 현재의 방역 강도를 유지하며 예방접종을 확대해 간다면 이달 5~20일 유행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리라 보고 있다. 바꿔 말해 방역 완화로 모임이 늘면 정점도 그만큼 늦게 찾아오리란 의미다.
지역 간 이동이 늘며 여름 휴가철처럼 수도권의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709명 중 1168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진단검사를 받은 후에 최소한의 인원으로 고향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습격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델타 변이가 국내 신규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관심변이 목록에 등재된 ‘뮤 변이’도 이미 지난 5월 이후 국내에서 세 차례 보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 건은 모두 해외 유입 사례로, 국내 발생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