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골에서 부모님께 철저한 저축정신을 배워 아르바이트와 악착같은 공부로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다녔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돈 생각에 손이 떨려 헌금도 못했다. ‘하나님, 세상이 좋은데 왜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고 하십니까. 일단 겪어보고 돌아올 테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이런 말도 안 되는 기도를 하고 세상으로 직행했다.
외모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나는 직장생활로 돈이 좀 모아지자 힘들었던 지난날을 위로받고 싶어 용기를 내 날카롭게 보이는 눈 성형을 결심했다. 수술은 대성공이었고 새로운 만족을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민을 결정했다. 그리고 더 예쁜 눈을 갖고 싶어 두 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수술 후 거울에 비친 눈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재수술은 6개월이 지나야 할 수 있다는 말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기다렸다. 그런데 세 번째 수술도 실패였다. 한쪽 눈동자는 튀어 나와 보였고, 완전히 감기지 않는 눈은 혐오스러웠다. 직장도 없는데다 눈도 흉측해지자 내 인생은 올스톱됐다. ‘아, 나는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먹지도 씻지도 외출도 못하며 점점 말라갔고, 악몽과 가위에 눌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무작정 거리에 나섰는데 어디선가 은은히 들리는 찬양소리가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는 음성처럼 들렸다. ‘그래, 하나님이 계셨었지….’ 나는 바로 교회로 향했다. ‘하나님, 이 죄인 이제야 왔습니다. 저 좀 살려 주세요.’ 예배당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얼마 후 쌍꺼풀을 푸는 전문 의사를 만나 네 번째 수술로 눈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민의 꿈을 깨끗이 접고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언니 집이 있는 춘천으로 내려갔다.
다시 돌아온 교회는 변함없이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고 있었다. 새벽마다 간절하게 무릎을 꿇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눈을 확 열어 주셨다.
예수님은 성경대로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성경대로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하나님이심을 증명해 주셨음이 선명히 비춰졌다. 예수님이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증거는 오직 ‘부활’이었다. 하나님에 대한 모든 오해가 한 순간에 풀리며 그분을 믿지 않았던 악랄한 죄가 드디어 인지됐다. 내 인생이 망가진 이유는 돈도 성형도 아니라 내가 주인 됐기 때문임을 알게 되자 바로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주님을 다시는 내 마음대로 난도질하지 않겠습니다. 예수님은 저의 진정한 주인이십니다.’ 이 고백밖에는 올려드릴 것이 없었다.
어느 날 기도 중에 ‘너의 재물이 누구의 것이냐.’ 물어보시며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는 마태복음 말씀을 보여 주셨다. 마침 적금이 만기가 돼 몇 년간 밀렸던 십일조를 너무나 기쁘게 드렸다. 그동안 감각없이 죄 짓고 회개치도 않고 죄를 차곡차곡 쌓고 믿는다면서도 내 멋대로 산 이유가 예수님을 믿지 않아서였다. 입술로 주여 주여 하면서 내 주인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이 살아서였다. 지옥밖에는 갈 곳이 없는 내게 기회를 주시고 살려주셔서 감사하다. 하나님을 너무 아프게 해드린 이 죄악된 삶을 청산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나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으셔서 참혹한 대가를 치르시고 내 마음까지 오신 주님. 예수님 한 분만으로 족하다. 예수님의 사랑 하나면 충분하다.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시다.
오미경 성도